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6-003호, 2016-04-07]

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6-003호, 2016-04-07]

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6-003호, 2016-04-07]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점점 중요해진다는 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씨라이트 에듀가 설립될 당시인 2005년경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요, 당시는 대입에서 논술전형이 점점 중요해진다고 보도가 자주 나왔었습니다. 그 당시를 논술 시대라고 부른다면 지금은 학종(학생부종합전형)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논술시대에는 어려운 대입 논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적어도 고1부터, 빠르면 초, 중학교 때부터 논술공부를 해야 했듯이 학종 시대에는 고1때부터 고3까지의 학생부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논술 시대에는 일선 고등학교들이 자체 논술 교육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안 가르치거나 외부업체에 방과 후 논술 교육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는 바람에 “논술교육=사교육”이 되어 버렸고 높은 논술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불리한 시험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내 활동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더 큰 사교육을 양산해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연세대, 고려대 총장님이 사회자와 함께 입시에 대해 대화를 나눈 기사를 중앙일보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에서 2018년 입시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한 것의 배경을 궁금해했었는데 총장님의 말씀을 들어 보니 대치동에서 천만원짜리 논술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얼마 전부터 고려대는 성적장학금을 없애는 대신 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강북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고려대 학생이 일주일에 두 번씩 가서 학습 멘토링을 해 주면 회당 6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것입니다. 대략 1개월에 50만원 정도, 6개월에 300만원 정도 되니까 예전 성적 장학금과 비슷한 액수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세대도 신촌 지역에서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최근 선거 공약을 보니 이런 활동을 보다 많은 대학교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교육을 줄이고 어려운 학생들이 학습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 한편으로는 대가를 받지 않고 하는 활동에서 대학생 멘토들이 느낄 수 있는 것도 있는데 …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 씨라이트 에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소식지에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 나름대로 얻은 결론과, 이번 학기 씨라이트 에듀 신규 멘토 오티를 진행하면서 멘토들에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씨라이트 에듀 멘토링의 정체성을 담아내 보고자 합니다.

< 씨라이트 에듀 학습 멘토링의 특징>

1)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멘티 가정의 소득을 묻지 않습니다)
오늘날 많은 학습 멘토링 단체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활동 방향을 살펴보면 취약층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여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해 보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목표와 방향입니다. 또한 이렇게 해야 다양한 사회복지 기금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는 취약층에 복지 혜택을 집중한다는 현재 사회복지 정책의 방향과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취약층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멘토들이 힘겹게 멘토링을 끌고 가야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고착화된다면 학습 멘토링에 많은 자원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극화되어 가는 교육 현실을 개선하기는 쉽지가 않게 됩니다.

씨라이트 에듀는 2005년부터 8년간 오로지 논술 교육만을 해 왔습니다. 상위권 대학에서 치르는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상위권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활동하다 보니 이들 중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학생을 돕는 것은 기본으로 하되 학습 멘토링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부터는 논술 뿐 아니라 수능과목, 학생부 종합전형도 함께 지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통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씨라이트 에듀의 멘티들은 학습에 대한 의지가 높은 중산층 학생들이 주축을 이루게 되었으며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지만 전체적 분위기는 지역아동센터보다는 자기주도 학습법을 지도하는 학원에 가깝게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사회복지 기금의 지원을 받기는 어려워졌지만 여러 분들의 조언을 통해 새로운 운영방식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덩달아 큰 꿈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습에 의욕을 가진 학생들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높은 학업성취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입니다. 이는 양극화되어 가는 교육현실을 변화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씨라이트 에듀의 철학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누구에게나 배움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이러한 대중의 기본권이 제한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씨라이트 에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학부모님이 씨라이트가 Citizens’ rights의 약자인지를 물어보셨는데 이후로 Citizens’ rights는 씨라이트 에듀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2) 전체 멘토 중에 중고생 멘토의 비율이 높습니다.
대학생 멘토들에게 중고교 시절 학습방법을 물어 보면 공부하다 어려운 문제가 있었을 때 친구들과 의논하며 해결했다는 멘토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또 친구들이 질문했을 때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했고, 가르치면서 개념을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멘토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는 중고생 학습 멘토 활동의 근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교내에서 학습 멘토 활동을 하는 친구들은 있지만 교외에서 활동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중고생 멘토들은 대부분 주말에 활동하기 원하는 반면 복지 기관들은 주말에는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씨라이트 에듀는 봉사자들과 학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아 중고생 멘토들이 주말에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는 활동 중인 대학생 멘토와 중고생 멘토의 수가 거의 같아질 정도로 중고생 멘토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3) 일대일로 매칭하기 때문에 맞춤형 멘토링이 진행되기가 용이합니다.
수능 주요 교과목을 지도해 보니 멘티가 2명만 되어도 서로 실력차이가 나게 되면 지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씨라이트 에듀는 95% 이상의 멘토-멘티 조합을 일대일로 구성하여 멘티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4) 자율 동아리 활동을 지원합니다.
최근에 강남 지역 학생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를 만들었고, 관련 전공 대학생에게 도움을 받아보려고 했는데 회당 십만 원 정도를 부담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망설여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중시되는 상황 속에 우리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입니다. 논술시대에 그러했던 것처럼 씨라이트 에듀는 학종시대에도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이번 학기에 자율 동아리 2개를 지도하고 있으며 자율 동아리 지원활동은 씨라이트 진학교실의 주요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이상의 활동들은 모두 그동안 활동에 참여해 주신 멘토, 멘티,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만들어 온 것들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귀한 의견을 정성껏 담아내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6년 4월 7일
씨라이트 에듀
임두연 드림

■ 씨라이트 에듀 소식
* 2016년 3월 1일(화)
보다 나은 멘토링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16년 3월부터 학부모후원회비 정책을 변경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홈페이지 후원방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2016년 3월 9일(수)
일산 2호점 내부 칸막이 공사를 했습니다. 작은 사무실이지만 동시에 멘토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최대 세 군데가 되었습니다.

* 2016년 4월 3일(일)
중고등학교 자율동아리에 멘토를 파견하는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양시 저동고등학교 3학년 과학논문읽기 동아리와 서울시 불광중학교 2학년 과학 독서토론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2016년 4월 9일(토)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추진하는 래미안 교육기부 활동에 씨라이트 에듀 소속 서울대생 5명, 연세대생 1명이 “자기주도학습코칭” 팀을 꾸려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1년간 신길동에 위치한 래미안 아파트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게 됩니다. 참여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모든 업무를 추진하는 것으로서 씨라이트 에듀 내에 동아리 문화를 살리는 데에 기여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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