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6-004호, 2016-05-12]

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6-004호, 2016-05-12]

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6-004호, 2016-05-12]

스포츠계에는 늘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있고 그 중에는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경우도 많이 있어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부릅니다. 최근 레스터 시티라는 팀이 영국 프로축구 1부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English Premier League, EPL) 에서 우승하며 스포츠 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는데 오늘은 이 내용을 중심으로 편지를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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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3년 동안 치러지는 EPL 전체 경기의 중계권료가 무려 8조 5천 5백억 원이나 될 정도로 EPL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고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는 축구 리그입니다. 이미 세계적 재벌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EPL 구단을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기 팀에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천억 원대의 이적료도 아끼지 않는 행보를 보입니다. 그 결과로 스타 선수들로 구성된 부자 구단 4~5개가 번갈아 EPL 우승컵을 나눠 가져가고 있습니다.
EPL-Banner
이런 EPL에 올해 큰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도 하고 흙수저들의 반란이라고도 하는 레스터 시티의 우승이 바로 그것입니다. 레스터 시티로 말하자면 베스트 11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 쓴 이적료를 다 합쳐도 420억 원밖에 안되는 중소 규모의 팀입니다. 우리 나라 축구 국가대표 에이스인 손흥민 선수 1명이 올 시즌을 앞두고 독일 레버쿠젠에서 영국 토트넘으로 옮길 때 토트넘이 레버쿠젠에 지불한 이적료 400억원과 비슷한 금액입니다. 그리고 레스터 시티 베스트 11 선수들의 연봉을 다 합치면 370억 원인데 이는 부자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 베스트 11의 연봉 총액 4,700억원의 8%도 되지 않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EPL 전성기 시절 연봉이 83억 원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레스터 시티가 어느 정도의 팀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팀이 1년 여에 걸쳐 치러지는 장기 레이스인 1부 리그에서 강호들을 모두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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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레스터 시티에서 가장 큰 활약을 했던 제이미 바디는 불과 7년 전만 해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공장에서 일하고, 화요일, 목요일에는 퇴근 후에 연습하고 토요일에 시합에 나서는 8부 리그 선수였다고 합니다. 1주일 출전 수당이 5만원이었다고 하니 유소년 시절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성장해 가는 여느 스타 선수들과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의 다른 선수들도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바디와 비슷합니다. 레스터 시티는 두 시즌 전에는 2부 리그 팀이었고, 1부 리그로 올라온 지난 시즌에는 최하위권을 전전했던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2류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라니에리라는 감독이 작년에 부임하면서 팀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도대체 1년만에 레스터 시티 팀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2류 선수들로 구성된 만년 중하위권 팀이 부자구단들이 우승을 독식하던 EPL에서 우승할 수 있었을까요? 그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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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에서는 정확한 패스, 높은 볼 점유율을 토대로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승리를 위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레스터 시티의 올 시즌 볼 점유율 (46%, 18위)과 패스 성공률 (70%, 20위)은 20개 팀으로 구성된 EPL 최하위권이었습니다. 강팀들이 추구하는 축구철학을 따라가기보다 뭔가 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대신에 레스터 시티는 태클 시도 (경기당 33.7회)와 인터셉트 (21.5회), 상대 패스를 막은 회수 (10.9회)에서 EPL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EPL 최고 속도 선수 10위 안에 레스터 시티 선수가 3명이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통계는 이번 시즌에 레스터 시티가 어떤 전술을 선택했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즉,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하다가 볼을 탈취하면 한 번에 공격진으로 패스를 보냈고, 전방의 제이미 바디는 빠른 움직임으로 한 두 번의 터치 후에 골을 넣는 것입니다.
제이미 바디 영상
한편 이번 시즌에 레스터 시티는 다른 팀과 달리 소수 정예 선수로 리그를 운영했는데, 매 경기에 거의 동일한 멤버가 출전하다 보니 주전 선수들은 각자의 역할에 능숙해졌고, 그 결과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라니에리의 레스터 시티는 전 선수가 시즌 내내 박지성 선수처럼 헌신적으로 뛰는 단합된 팀이었다는 것입니다. 라니에리 감독은 아버지같은 온화한 리더십으로 인종갈등 문제, 2류 선수라는 열등감에 빠져 있던 선수들의 내적 갈등을 해소시켰을 뿐 아니라 이들 개개인을 EPL 최고의 전사들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약팀인 레스터 시티가 강호들을 혼줄내는 모습을 보며 팬들은 환호했고, 스케핑튼이라는 레스터 시티 팬은 2015년말 말기암 진단과 함께 4주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레스터 시티의 활약에 용기를 얻어 레스터 시티가 우승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올해 4월까지 삶을 이어가는 기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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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뉴스에 나온 이야기들을 활용해서 설명해 봤습니다.이후로는 레스터 시티의 성공 방법을 학업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수능, 학생부, 논술, 스펙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오늘날의 대학 입시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 (이후로는 학종이라 표기) 중심으로 입시가 재편되면서 경제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더 유리해진 입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부와 대학은 한 목소리로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학종 선발인원을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말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경제력을 가진 학생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취약충 학생에게도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있으며 노력 여하에 따라 상당한 수준의 성취를 할 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근거로 학종에서 학생 선발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학업 성취도를 정확히 표현하면 ‘주어진 기회 대비 학업 성취도’라는 것을 제시해 드리고 싶습니다. 즉 학생이 처한 환경은 어떠했고, 학생에게 어떤 기회가 주어졌고, 그 안에서 학생은 어떤 성취를 보였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전체 학생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수능 시험 위주의 정시 전형과는 다릅니다.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한 후에 그들에게 좋은 여건을 제공해 준다면 그들은 최고의 성취를 이루어낸다는 것이 학종을 강화하고 있는 대학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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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 유입된 천문학적 자본은 그 속성상 EPL을 경제력이 중시되는 축구리그로 만들었고 그 영향으로 부유한 구단들이 우승을 독점해 왔으나 그러한 방법만 있는 게 아님을 레스터 시티는 보여 주었습니다. 이는 자본의 논리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하고 단합된 팀 분위기 속에 강력한 수비와 빠른 공격이라는 축구의 본질을 중심으로 연구하여 주어진 여건 하에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전술을 고안해낸 라니에리 감독과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같은 원리로 사교육 업체 또한 그 속성상 돈이 많이 투입되는 학종 공략법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논리에 따라 학종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학종이 강조하고 있는 본질인 학생의 잠재력을 계발하는 것을 중심으로 연구한다면 취약층 학생들도 얼마든지 멋진 학종 준비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담임 선생님과 학생들은 한 팀입니다. 선생님과 학교 측의 지도 방향에 따라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본인의 실력 향상과 적성 계발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학종이 경제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은 사교육 업체와 부유층 학생들이 만들어낸 학종 공략 방법에 국한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레스터 시티의 승리에 많은 팬들이 환호했던 것은 그런 팀이 니와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팬들에게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멋지게 꿈을 키워온 학생과 그를 길러낸 학교를 찾고 있을 것입니다.

논술 사교육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이전부터 논술 교육기부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논술 공교육을 지원했던 씨라이트 에듀는 다양한 학종 교육기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학종 공교육을 지원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학종이라는 리그에서 레스터 시티같은 학교가 많이 나와주기를 바라며 장문의 편지를 마무리하겠습니다.

2016년 5월 12일
씨라이트 에듀
임두연 드림

■ 씨라이트 에듀 소식
– 씨라이트 에듀에서는 학생들이 수업할 때 사무실을 관리해 줄 수 있는 어른 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고생 멘토가 활동할 때 필요하니 원하시는 분은 임두연 대표 (010-3906-7872) 에게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봉사 시간 인증은 1365 자원봉사 포털을 통해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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