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희 (성균관대학교 약학과 2008학번, 동산고 졸업)

유지희 (성균관대학교 약학과 2008학번, 동산고 졸업)

수시 2학기 접수를 마치고 약 2주 정도 남은 대학별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도중, ‘의약대논술구술 까페(인터넷상)’를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논술, 구술에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놓은 카페인줄 알았는데, 더 찾아보니 그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께서 서울 봉천동에서 강의도 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수원에서 살고 안산으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나에게 봉천동은 조금은 먼 곳이었지만, 어떻게든지 논술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논술수업을 받으러 봉천동으로 갔다.

처음 선생님께서 나에게 물으신 문제는, 출제된 논술고사 중 대학 측에서 답을 확실하게 발표하지 않고, ‘이 정도를 쓰면 일정 점수를 부여하겠다.’라는 식으로 일단락을 지은 문제였다. 나는 이 문제를 예전에 내가 다니던 논술 학원에서 풀어봤었기 때문에, 일단 그 학원에서 배운 답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그 답을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말씀드린 답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셨고, 그 날의 수업 내용은 그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선생님의 설명은 정말 기발하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논술 문제를 푸는 그 짧은 시간동안 그 많은 것들이 생각이 날까 하는 걱정과 의심까지 들 정도로 자세하고 치밀했다. 실제 논술 고사에서는 한 문제에 약 15분~25분 정도의 시간을 들일 수 있는데 그 날 선생님께서 설명하신 내용은 어림잡아도 30분은 넘고 거의 한 시간 정도였다. 나는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과연 내가 실전에서 이러한 문제를 받았다면 선생님께서 막힘없이 설명하시듯 나도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 개인적으로 선생님께 나의 고민을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는 자신이 설명했던 문제의 답을 자신도 3일정도 걸려서 완성했다고 말씀하시고, 그 정도로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전까지 학교에서 논술 수업을 들었었고, 딱 5일간 논술 학원을 다녔었지만, 선생님께서 설명하신 것처럼 정말 틀에 메이지 않으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설명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의 수업은, 주로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었고, 학원에서의 수업은 대량으로 글을 쓰는 연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께서 그 문제를 설명하시기 전에,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글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선생님의 설명은 이것을 대변하는 아주 좋은 예였다.

그 후로도 몇 번 수업을 들으러 봉천동에 갔었다. 그 때에도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정답을 설명해 주셨고 나는 그 때마다 정답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손으로 쓰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나였지만, 정답을 찾아가는 길을 설명하는 논술은 정말 재미있었고, 나도 모르게 나의 글은 연습장의 한 페이지를 무척 쉽게 넘어갔다. 선생님께서는 혼자 글을 많이 써 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 후로 나는 논술에 많은 재미를 느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님 시간을 만들어서 대학교의 논술 기출문제를 풀어보곤 했다. 선생님의 수업 덕분에 논술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고 정답으로 가는 길은 무척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를 지도해 주시고, 시험 보는 날 뿐만 아니라 합격하는 날까지 응원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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