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5-007호, 2015-11-30]

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5-007호, 2015-11-30]

씨라이트 에듀 소식지 [제2015-007호]

올해 11월 14일(토)에는 고려대학교 2016 학교장추천전형 면접시험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고려대학교에서 2018년 입시부터는 논술전형은 폐지하고 정시모집인원은 줄여서 학교장추천전형의 모집 인원을 전체 모집인원의 50%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상당히 파격적인 계획이어서 고려대가 과연 학교장 추천 전형에서 어떤 면접 문제를 출제하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날 면접시험을 치르고 온 고3 수험생으로부터 기출문제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님께 도움을 드리고자 이번 소식지에서는 그 수험생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2016년 고려대 학교장 추천전형 면접 문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들었던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거라 실제와 조금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사람들의 심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시문)
10번 중에 10번 모두 8억을 받을 수 있는 방법과 10번 중 9번은 10억을 받고 10번 중 1번은 한푼도 받을 수 없는 방법이 있는데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의 기대 수익이 9억으로 전자의 8억보다 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10번 중에 10번 모두 8억을 잃는 방법과 10번 중 9번은 10억을 잃고, 10번 중 1번은 한푼도 잃지 않는 방법이 있는데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의 기대 손해액이 9억으로 전자의 8억보다 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문제)
1.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시문과 같은 선택을 하는지 설명해 보시오.
2.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개발하는데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높지만 부작용이 큰 약과,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낮지만 부작용이 적은 약이 있다고 할 때 어떤 것을 선택하여 개발하는 게 좋은지 위 제시문을 참고하여 설명하시오.

수험생은 1번 문제는 무난하게 답변하였으며 2번 문제에서는 후자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수님이 “만일 이 약이 빨리 개발되지 않으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후자를 선택하겠니?”라며 후속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이 문제는 신약개발의 문제를 제시문과 연계해서 사고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이라면 논술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글로 답할 것을 말로 답하게 하는 점이 다르지 논술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속질문까지 포함하여 그냥 3개의 논제로 구성된 논술문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수험생의 답변에 대해 교수님은 왜 위와 같은 질문을 했을까요? 물론 전자를 선택하겠다고 해도 앞의 것과는 다르지만 후속 질문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교수님은 전자를 선택하겠다는 대답을 더 선호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해 본 한 가지 풀이입니다.

우선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약의 개발 성공 확률을 100%라고 가정하고 성공할 확률이 낮은 약의 개발 성공 확률을 90%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크면 약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테니 이 약의 가치가 8억이라 하고, 부작용이 적으면 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것이니 이 약의 가치는 10억이라고 가정합니다. 제시문에 따르면 이익을 얻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기대 수익이 높은 것보다 이익을 얻을 확률이 높은 것을 선택한다고 하였으므로 부작용이 있더라도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전자의 약을 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므로 기본적으로 정답은 없는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험생은 이번 면접에서 본인이 제시문과 신약개발을 연계하여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야 합니다. 저는 수험생에게 왜 부작용이 적은 약을 개발하겠다고 선택했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뜻밖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작용으로 죽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낮아도 부작용이 적은 약을 개발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수험생은 “부작용이 크다=사망”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나중에 다른 학생에게 설명해 주며 풀어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학생도 수험생과 동일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두 학생에게 약 설명서를 읽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두명 다 읽어본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적어도 약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 적정 용량을 사용했을 때 사망에 이르는 부작용은 없는 약이라는 것을 의미함을 알려주었더니 그런 거냐고 두 학생은 물었습니다.

수험생은 수학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강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제시문과 신약개발을 연계해서 사고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이 그러한 사고를 가로막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논술 공부는 틀에 박힌 학습에서 굳어지기 쉬운 우리의 뇌를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로 달라 보이는 내용이지만 그 안에 같은 원리가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등 깊이 사고하는 훈련을 시켜주는 공부이고,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기 때문에 학생들은 논술 공부를 통해 현실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게 됩니다.

이번 문제를 보면서 여전히 교수님과 수험생 간에는 큰 갭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를 좁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논술, 면접 기출 문제에 대한 학습이라는 것을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30일
씨라이트 에듀 대표
임두연 드림

● 씨라이트 에듀 소식
1. 멘토-멘티 매칭시 멘티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대기중인 멘토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연결을 원하는 멘토가 있다면 멘토의 등록번호를 010-3906-7872로 알려주시면 이를 반영하여 매칭하겠습니다.

2 더 나은 씨라이트 에듀를 만들기 위하여 2015년 2학기 활동에 대한 평가를 시행합니다. 9월에서 11월까지 활동에 대해 멘티, 학부모, 멘토가 모두 평가에 참여하며 홈페이지의 활동 평가 메뉴에서 평가를 해 주시면 됩니다. 실명 평가이며 통계는 공개하나 개인의 의견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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